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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편집실 ı supervisor. 정광수 _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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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한 과학

휴머니즘을 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바이오테크, 유전자 테크놀로지, 빅데이터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결합만으로는 진보를 이뤘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기에는 반드시 휴머니즘이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과 휴머니즘이 콜라보레이션을 이뤄야 진정한 ‘혁명’이 된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머나먼 미래, 방사능과 기상이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화성으로 이주한 지구는 마치 슬럼가처럼 암울하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환경오염으로 살아있는 동물이 매우 귀한 부의 상징이 된 미래 지구, 주인공은 화성에서 탈출한 안드로이드를 제거하고 그 몸값을 받아 로봇이 아닌 실제 살아있는 양을 사고 싶어 한다. 바로 ‘필립 K. 딕’의 SF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줄거리다. 이 소설은 1982년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목의 영화로 재탄생했고, 2017년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개봉됐다. ‘필립 K. 딕’이 무려 40여 년 전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한 시대가 바로 201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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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드 러너 2049>

 

이제 몇 장 남지 않은 12월 달력을 넘기고 나면 불과 1년 후의 미래다. 소설과 영화에서 그려낸 미래의 모습은 당시로써는 매우 파격적이고 놀라운 기술이었을지 모르나, 현재의 시점에서는 그리 놀랍지 않다.

상상으로만 그려낸 몇몇 시퀀스는 이미 상용되고 있는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유독 안드로이드(혹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켜 인간에게 대항하는 스토리를 즐겨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인간이 몰락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이면에는 ‘인간은 그만큼 놀라운 과학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는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인간의 자신감이 숨어있다.

 

 

사람이 만든,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과학기술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 대결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게임이라는 바둑만큼은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라는 많은 이의 예상을 뒤엎고 결국은 알파고가 승기를 들었다. 이후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버전인 알파고 제로는 체스와 장기 게임에서도 승리했다. 스스로 학습해 원리를 체득하고 문제 해결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비()지도 학습이 가능한 지능을 가진 덕분이다. 흔히 AI(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의 결정체인 알파고의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서 편리한 삶을 돕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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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와 인간의 대결에 세계가 주목했다 (출처_ flikr.com)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줘”, “어제 못 본 뉴스를 틀어줘”.

작은 상자에 말만 하면 TV는 사람의 말을 분석해 대답하고 사람의 의도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며, 심지어 간단한 대화까지 나눈다. 음성인식 AI 셋톱박스는 이미 일반 가정에 급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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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스피커, 아마존 에코닷

 

과학기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을 뿐 언제나 사람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발전해왔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자동차를 발명한 인간은 지역의 경계를 허물었고, 손으로 하던 계산을 빠르게 하기 위해 개발된 컴퓨터는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바이오테크, 유전자테크놀로지(특히 나노 테크놀로지), 빅데이터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를 수 없다. 여기에는 반드시 ‘휴머니즘’이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과 휴머니즘이 복합적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어야 진정한 ‘혁명’이 된다. 돌봄, 환대, 나눔, 따뜻함, 호기심, 이타심 등 감성적 가치들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에 감성을 더하는 일은 현재 진행 중이며 이미 상당 부분 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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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현장, 방송현장, 사고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드론

 

산업현장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일을 하는 것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반대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산업현장에서 로봇의 도움 없인 오히려 생산이 어려운 상황도 있다. 안전성, 정교성 등의 측면에서 사람의 손으로는 힘든 부분은 로봇이 해결한다. 과학기술은 사람이 만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사람에 의해 발전해왔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바로 ‘휴머니즘’을 더해서 말이다.

 

 

제품에 스며든

휴머니즘

 

기술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요즘, 가정·비즈니스·산업 현장에는 갖가지 편리하고 흥미로운 신제품 혹은 정보통신 서비스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이 최신 제품 및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휴머니즘과 인간의 감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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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돌보는 데 유용한 웨어러블 기기 (출처 _pomohouse.com)

 

만약 갓난아기를 둔 가정이라면, 신생아용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으로 아이를 조금 더 세심하게 케어할 수 있다. 신생아 옷에 부착하는 아주 작은 혁신 제품은 실시간으로 아이의 체온, 수면 상태, 실내 온도, 거리 등의 정보를 부모에게 전달한다. 24시간 아이에게서 눈을 떼는 게 불가능한 부모를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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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만으로 서로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세이크 온 팔찌 (출처 _shake-on.com)

 

비즈니스 현장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서로 명함을 주고받기 마련이지만 이제 명함을 실제로 주고받는 상황을 간략히 할 수 있다. 매우 가볍고 작은 팔찌를 손목에 차고 악수하면 서로의 회사명, 주소,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자동으로 서로의 주소록에 저장된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서로 친밀하게 악수하고 흔드는 동작을 취해야만 하므로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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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벽걸이 액자 화분

(출처_ www.naava.io)

 

필요에 의한 기술 발전에서 나아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분야에서도 과학기술은 빛을 발한다. 답답하고 화학물질로 가득한 실내에서 신선한 자연의 공기를 맡고 싶을 때 용이한 벽걸이 액자형 화분이 그 예다. 식물의 뿌리 부분에 미생물을 활성화시켜 공기를 정화한 뒤 팬을 작동시켜 실내의 공기를 정화한다. 공기 정화 뿐 아니라 자체 조명과 물탱크를 갖춘 액자형 텃밭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조명, 물, 비료의 양까지 조절할 수 있다. 근사한 인테리어 효과도 있는 이 제품은 상추, 딸기 등의 무농약 채소나 과일을 얻는 기쁨보다 보는 즐거움이 더 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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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체 조명과 물탱크까지 갖춘, 식물을 바로 뜯어서 요리 가능한 액자형 텃밭 (출처_ kickstarter.com)

 

최근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우리의 생활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과학기술을 통해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성질이나 능력을 개선하는 것으로 장애, 고통, 질병, 노화, 죽음과 같은 삶의 조건을 바꾸길 기대하는 이도 있지만, 여기에는 이성과 과학에 대한 존중, 진보를 위한 헌신, 인간 존재에 대한 존중 등이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의 과학기술도 많은 난관과 숙제를 안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휴머니즘’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다. 사람이 없는 과학기술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Book Info.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저자 _ 필립K. 딕 / 출판사 _폴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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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이후 지구가 황폐해지자 식민 행성이 개척되고, 인간과 유사한 로봇 안드로이드를 제작하는 수준으로 발전된 과학 문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으로, 아직 상상에서나 가능할 정도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로봇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성의 본질, 현실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