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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_<로드테스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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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꿈꾸는

자동차의 미래

 

오늘날 자동차는 움직이는 스마트기기에 가깝다. 전자 및 통신장비가 나날이 늘고 있어서다. 그만큼 주고받는 정보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중이다. 과거 자동차 업계는 빅데이터를 판매나 고객 관리 정도에 이용했다. 그러나 이제 기획과 개발, 생산과 판매, AS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에 활용 중이다.

 

 

 

오늘날 핫이슈로 떠오른
빅데이터

 

하남 스타필드. 지난 설 연휴 기간동안 국내 사용자가 카카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카카오 내비’로 가장 많이 검색한 목적지였다.

명절이나 연휴가 지나고 나면 각 내비게이션 회사들은 앞 다퉈 검색 1위 목적지를 발표한다. 가령 2014년 한 해 동안 SK플래닛의 내비게이션 T맵으로 가장 많이 검색한 목적지는 163만 9,964명이 찾은 인천 국제공항이었다. 각자 필요에 따라 검색한 목적지일 뿐인데, 한데 모으면 이처럼 의미 있는 정보가 된다.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다.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디지털 환경이 만드는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가 짧으며 다양한 형태를 아우르는 정보를 말한다. 처음엔 빅데이터가 정보 자체를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 정보의 저장과 관리 및 분석의 개념까지 포함한다. 이제 빅데이터는 우리 생활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의식조차 못하는 사이 이곳저곳에서 여러 정보를 흘리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 좋은 예다. 방문자의 연령과 위치, 접속 기기와 시간대, 접속 유지 시간과 구매 이력 등 깨알 같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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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의 i-remote 3D view

 

 

우리 일상생활, 자동차
그리고 빅데이터

 

우린 종종 빅데이터의 실체를 경험한다. 구글 검색이 대표적이다. 같은 키워드를 넣어도 개개인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각자의 접속 위치나 검색 이력을 반영해 기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한 번 열어봤던 여행사 광고가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든 따라 다니는 경우가 좋은 예다.

지메일의 무료용량 15기가바이트는 결코 공짜가 아닌 셈이다. 빅데이터는 나날이 늘고 있다. 제품에 센서를 달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이른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늘면 데이터는 폭증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 지은 아파트가 좋은 예다. 스마트폰에 아파트 관리 앱을 설치하면, 원격으로 거실 조명을 켜고 부엌의 가스밸브를 잠글 수 있다. 요즘엔 사물인터넷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까지 더하는 추세다.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사고와 학습,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을 뜻한다. 지난해 구글이 선보인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이 좋은 예다. 지난 1월, 구글은 이 스피커 두 대를 맞붙여 놓고, 서로 대화하는 영상을 실시간 대화창과 함께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21세기 들어 자동차 업계도 빅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 처음엔 부품이나 생산, 고객 관리에 활용했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에서도 중요해졌다. 전자제어와 통신장비가 늘면서 자동차가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빅데이터는 기획과 개발, 생산과 판매, AS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급부상했다.

또한, 빅데이터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가령 내비게이션이 경로 안내에 반영하는 실시간 교통상황 정보도 일종의 빅데이터다. 향후 빅데이터가 자동차를 구심점 삼아 다른 자동차, 도로 시설, 보행자를 촘촘히 연결하면 교통정체는 물론 사고를 개연성부터 막을 수 있다. 그러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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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자동차

 

 

빅데이터에
아낌없이 투자 중인
자동차 업계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절감한 자동차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령 GM은 슈퍼컴퓨터 기반의 데이터 센터로 글로벌 리콜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GM은 2012년 미국 전역의 23개 데이터 센터를 미시간 주에 새로 만든 두 개로 통합했다. GM은 빅데이터를 리콜 이외에도 판매 트렌드, 신규 시장 발굴, 충돌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 중이다. 같은 해 포드도 실리콘밸리에 빅데이터 연구소를 열었다. 이곳에선 전세계에서 운행 중인 포드 차량의 센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신차의 품질과 안전성, 경제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지역별 판매 패턴 정보를 모아 딜러의 재고 관리를 돕고 있다. SNS로 수집한 고객 의견을 분석해 신차 개발에 반영하기도 한다.

BMW도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중이다. 이미 100만 대 넘는 차량에 적용한 ‘커넥티드 드라이브 (Connected Drive)’의 두뇌인 셈이다. 해당 BMW 차종의 오너는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안전과 편의, 오락을 아우른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BMW는 이 같은 이용 기록을 수집하고 분석해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일찍이 1990년대부터 품질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품질보증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2007년부터는 ‘AQUA(Advanced Quality Analysis)’라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시스템을 통해 AS과정에서 수집한 성능 및 전자제어 관련 정보를 밑바탕 삼아 부품의 고장 패턴을 찾고 있다. 토요타는 ‘빅데이터 교통정보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3년 기준, 토요타 순정 내비게이션 또는 차량용 모뎀을 산 400만 명의 고객으로부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해 정부와 개인, 기업에게 지도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 혼다는 SNS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을 파악하고, 닛산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기차의 성능을 개선 중이다. 국내에서도 자동차와 관련한 빅데이터가 화제를 모은 적 있다. 2015년 스마트온커뮤니케이션이란 기업이 스캐너를 설치한 3만 2,000여 대의 차량에서 수집해 분석한 빅데이터였다. 자동차의 소모 연료량, 주행 속도, 엔진 회전수 등의 깨알 같은 정보를 포함했다. 조사 대상 차종의 연간 주행거리는 4,186만 6,692㎞. 지구를 1,045바퀴를 돈 거리와 맞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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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를 접목시켜 개발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

 

 

빅데이터로 꿈꾸는
자동차의 미래

 

앞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자동차 업계의 서비스는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BMW가 2016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선보인 ‘BMW 커넥티드(Connected)’가 좋은 예다. BMW 운전자가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자동차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개인별 맞춤 서비스. 가령 시동을 걸면 디스플레이 화면에 오너의 취향에 따라 구성한 메뉴를 띄운다. 또한, 해외 출장 중 공항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 주변의 360° 풍경을 스마트폰으로 궁금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오너가 캘린더에 입력한 약속 장소를 파악한 뒤 현재 교통상황을 반영한 최적의 출발시간과 경로도 알려준다.
토요타는 빅데이터로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참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치른 CES(소비자가전쇼)에서 선보인 미래 자동차 ‘콘셉트-i’가 주인공이다. 이 차는 운전자의 성향이나 취향, 주행패턴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다 쾌적한 주행을 돕는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딥 러닝 등 요즘 관심 끄는 키워드를두루 관통하는 셈이다. 빅데이터는 자율주행차 개발의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현재 자동차나 IT 기업에게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이 가운데 대표선수는 단연 구글이다. 구글은 2015년 모기업 알파벳을 세우고, 지난해 자동차 부문을 자회사 웨이모로 독립시켰다. 최근 구글은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 등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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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BMW의 i-remote App

(아래) 빅데이터 기능이 강화된 토요타 ‘콘셉트-i’

 

 

자율주행차의 구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눌 수 있다. 구글은 후자를 노린다. 즉, 운영체계를 장악하고 싶어 한다. 검색엔진과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의 두뇌마저 장악하면 사용자의 모든 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까닭이다. 구글은 준비가 되어 있다.

이미 전 세계의 지도 데이터를 포함해 검색과 메일 서비스로 축척한 천문학적 규모의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엔 자동차가 사용자에게 목적지까지의 동선이나 식사, 쇼핑을 제안할 수 있다. 엄청난 광고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올 초 구글은 자동차 사업 부문을 자회사 웨이모로 독립시키고, 피아트크 라이슬러그룹과 기술제휴를 맺었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함께 할 자동차의 미래를 무조건 낙관하기엔 이르다. 걸림돌은 보안이다. 정보수집과 분석 주체가 위치나 구매정보 등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아울러 해킹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또한, 질이 떨어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할 경우 결과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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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의 빅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