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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편집실 ı photo. 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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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ng Minds
빅데이터 속에 숨겨진
개인의 취향

 

송길영 _ 다음소프트 부사장

 

현 다음소프트 부사장

현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부회장
고려대학교 대학원 컴퓨터학과 박사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겸임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초빙교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상대가 원하는 일을 해주는 게 더 어려운 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상대, 즉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하고 만족시킬까. ‘빅데이터’는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속에서 계속해서 표현되고 있는 사람들의 취향과 그 변화 추이는 곧 데이터로 수집된다.

‘Big’이라는 단어 속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산출해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산출된 결과가 아닌 ‘사람’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라이프 스타일을 보는 것이 곧 트렌드 스터디이기 때문”이다.결국 빅데이터는 도구일 뿐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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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취향과 욕망은 디지털 데이터화되어 트렌드를 분석하는 지표가 된다.

 

 

사람의 마음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

 

매일, 매 시간, 매 분, 매 초마다 다양한 형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개인의 취향이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나하나의 취향은 개인의 것이지만 수집된 정보는 데이터가 되고 관리되어 분석된 후 결과로 이어지며, 소비자는 그 결과를 ‘트렌드’라고 부르고 그 트렌드를 따라간다. 이에 빅데이터는 ‘21세기 원유’에 비유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빅데이터 전문가는 타임지가 선정한 5대 유망 직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혁명이라고 여겨질 만큼 빅데이터는 정보화 시대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있다. 우리에게 빅데이터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라고 표현한다.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사람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볼 것”을 권유한다.
“판매가 되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을 보아야 합니다. 사륜구동인지 트랜스미션이 몇 단인지를 보기 이전에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의 움직임을 원하는지, 재화의 한계효용은 어느 정도인지. 기술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욕망과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자동차의 경우 최소 5년 후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품질보증 이슈까지 10년, 부품까지 20년을 보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트렌드 스터디를 더 깊게 해야 한다는 것이 송길영 부사장의 생각이다.

“4만 개 이상의 부품을 각각의 파트로 나누어 연구하고 개발하여 잘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품 기획입니다. ‘자동차는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모빌리티란 무엇이지?’, ‘사람들에게 움직이는 건 무슨 의미이지?’ 사용자의 생활 분석에서 시작된 제품의 가치는 분명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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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 전문가’라고 불리는 것보다 ‘마음을 캐는 사람’이라 불리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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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우명을 새기듯 그의 커스텀 셔츠 왼쪽 소매에는 ‘Mining Minds’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마음을 캐는
데이터 과학자

 

우리가 이미 산출된 정보를 쫓을 때 송 부사장은 그 안에 남겨진 사람의 취향을 읽고 분석한다. 그래서 그는 ‘빅데이터’라는 단어 대신 ‘Mining Minds’라는 표현을 쓴다. 좌우명을 새기듯 모든 커스텀 셔츠 왼쪽 소매에 새겨 넣었다. ‘Mining Minds’는 오롯이 송 부사장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송 부사장을 가장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다.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새겨진 글이 아닌 10년 이상 빅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찾은 온전한 자의식에 가깝다.

송 부사장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활하며 남기는 수많은 데이터들, 블로그에 남겨진 생각이나 트위터에 표현된 감정들,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교환되는 소중한 정보들과 인스타그램에서 뽐내는 자신의 일상들을 다룬 데이터들을 모으면 그 속에 같은 사회구성원들의 욕망이 흐르는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수십억, 수백억이 넘는 이러한 데이터 속 사람들의 마음들을(Minds) 캐내는 (Mining)일을 통해 이루어진 집단적인 욕망 해석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면, 사업과 서비스 모두 사람들의 마음과 어긋남이 없을 것이며 이것이 곧 순리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산처럼 쌓여 있는 데이터를 보면서 거기에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직관이 있었어요. 인간이 만든 데이터이니 그 안에는 인간의 조각이 있겠다는 생각, 그렇다면 내가 찾아야 할 건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깨닫는 데만 몇 년이 걸렸습니다. mining data, mining and search…. ‘Mining Minds’는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그라디에이션처럼 천천히 스며들며 이루어진 것이지요.”
흔히들 물어오는 터닝 포인트나 어느 하루 각성의 날은 없다고 송부사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충실하게 살아온 매일 매일이 축적되다가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이 바뀌어 있는 것을 문득 발견하게 되었고 ‘내가 그때 알았구나’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분류 또한 선호하지 않는다. 타인에 의해 분류되고 싶지 않거니와 “세상의 분류대로 불리는 순간 그 키워드와 운명을 같이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라는 단어 역시 하나의 패셔너블한 키워드이기 때문에 없어질 수도 있다고 송부사장은 말한다. 그러나 대중의 생각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언제나 소중하게 쓰일 터라고 믿고 있다. 데이터 없이도 일상을 잘 관찰하면 그것만으로도 재미있는 통찰이 나올 수 있지만 데이터의 패턴을 보고 상대의 취향을 파악하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보다 높은 확률을 가진 의사결정이 우선시된다. 대중이 좋아하는 취향을 데이터 속에서 읽어낸다면 기업은 시장과 쉽게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데이터가 주는 결론에만 매달리지 말고 대중이 생각하는 틀, 행동할 때 준거로 삼는 기준과 당위, 원하는 것을 찾아내서 주어야 할 것이다.

 

 

결국 희로애락의 흐름이
트렌드의 근원

 

전 세계 화장품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흔히 생각하는 ‘바르는 화장품’이 아닌 ‘마시는 화장품’이라는 차별화 된 상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여성은 미용을 위한 식이섭취를 중요시한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출시한 ‘마시는 콜라겐’이 그것이다.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의 시도를 가능케 했다. 데이터에는 변수도 무수히 많다. 정확한 결과를 산출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데이터 속에 더 깊게 더 오랜 시간 침잠해 있다 보면 단순한 ‘트렌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인다.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바로 그것이다. 트렌드는 표상 혹은 말단에 불과하다. 트렌드가 빨간색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행복한지, 슬픈지 그 본질을 보아야 한다. ‘사륜구동을 원하는구나’가 아닌 ‘왜 사륜구동을 원하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 거기에 데이터의 큰 흐름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소외 계층에 대한 유추와 배려도 필요하다. 물론 기업에게 이에 대한 책무는 없다. 작은 마켓에 대한 배려를 할 것인가는 기업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뿐이다.
“데이터를 많이 보다보면 희로애락에 무뎌집니다. 인생의 굴곡과 어려움, 행복감을 대리 체험하다 보면 ‘조신지몽(調信之夢)’ 같기도 해요. 급하게 행복해하거나 슬퍼하지 않게 됩니다. 좋게 말하면 유연해지는 것, 정확하게는 조금씩 집착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보와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했을 때는 한없이 즐겁다. 그래서 여전히 데이터 속을 유영하며 그 안에서 사람들의 욕망을 찾아내고 이를 기업의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 전략에 적용시킨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들의 데이터를 통해 알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 바로 정보화 시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미다스(Midas)의 손이다.

 

 

 

Book Info.

 

상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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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_ 송길영
출판사 _ 북스톤(2015)

 

사람의 마음을 캐는 사람(Mind Miner)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이 담겨 있는 소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수년째 해오고 있는 송길영 부사장. 특히 그는 다음소프트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동안 실제 진행한 컨설팅 사례를 소개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욕망을 파악하는 법을 알려준다. 특히 사람들의 진짜 욕망을 파악하기 위해 어설픈 상상을 버리고 철저히 관찰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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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_ 에레즈 에이든, 장바티스트 미셸
역자 _ 김재중
출판사 _ 사계절(2015)

 

이 책은 지금까지 인간이 축적해온 기록 유산과는 규모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양의 디지털 기록, 즉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인문학이 맞이하게 될 혁명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두 저자는 첨단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도구를 사용한다면, 인문학이 인간에 관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빅데이터는 그동안 물리적, 기술적 한계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영역을 열어젖히며 인문학을 확장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