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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Inside

writer. 김형준 _<모터트렌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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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상과의 연결로
삶의 범위를 확장하다

 

커넥티드 카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라는 용어가 자주 들린다. 문자 그대로 ‘연결된 자동차’라는 의미다. 무엇과의 연결을 말하느냐하면, 뭉뚱그려 세상 모든 것과의 연결이라고 해두자. 거창한 얘기같지만 실상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자동차는 마차를 대신하는 탈것으로 등장한 19세기 말부터 이미 이동수단으로서 지점과 지점을 ‘연결’해왔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허물면서 소외된 지역의 개발이 활발해졌고, 요긴한 물자를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국가 간 교류가 활성화된 것도 빼놓을 수 없고. 사람들도 자동차를 통해 새로운 사람, 음식, 문화, 자연을 경험하게 됐다. 공간을 연결하는 자동차를 통해 현대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현대인은 라이프 스타일의 확장을 경험하게 됐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핵심,
커넥티드 카

 

자동차의 연결성(Connectivity)은 AM/FM 주파수를 쓰는 카 라디오, 무선주파수 기반의 리모트 키, 무선 전화 등이 더해지면서 다시금 영역을 확장했다. 이들 무선 기술은 정보 교류에 있어선 도로 위의 외딴섬이던 자동차에 외부 정보의 습득이라는 또 다른 능력을 부여했다. 덕분에 운전자는 이전보다 능동적인 운전이 가능해졌다. 무선 기술과의 연결이 전부는 아니었다. 카세트테이프에서 CD, DVD, MP3 등으로 이어진 저장 매체와 재생 장치는 외부에서 즐기던 음악, 영화를 차 안에서 누릴 수 있게한 또 다른 측면의 연결 기능이었다. 무엇이 됐건 ‘연결’은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의 경험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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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온스타


1990년대 중반, 자동차의 연결성은 또 한 번 도약했다. 계기는 미국 GM이 선보인 온스타(OnStar) 서비스였다. 온스타는 GM이 당시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모토로라와 손잡고 개발한 운전자 지원 장치였다. 1996년에 나온 초기 시스템은 긴급구난 서비스가 핵심이었다. 사고로 운전석 에어백이 전개되면 자동으로 온스타 관제센터와 전화 연결이 되고, 이후 사고의 경중에 따라 필요한 구난 조치가 이뤄졌다. 온스타의 성공으로 미국과 유럽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가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고 이후 원격 도어 잠금과 해제, 목적지나 주변 정보 검색, 차량 상태 확인 및 정비 일정 알림 등의 서비스를 더해 나갔다.
이처럼 자동차의 연결성은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과 보조를 맞추며 발전했다. 2000년대 초중반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디지털 데이터를 주고받게 됐다. 그리고 LTE로 불리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개발된 200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는 더욱 주체적인 연결의 매개체로 거듭났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기만 하던 대상에서 역으로 정보를 전하기도 하는 쌍방향 소통의 존재가 됐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커넥티드 카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과거의 자동차가 ‘연결된(Connected)’ 이동수단이었다면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동차는 ‘연결하는(Connecting)’ 이동수단으로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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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과 ‘연결하는’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커넥티드 카는 연결성 혹은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핵심이다. 커넥티드 카의 값어치는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됐을 때 더욱 빛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시간’을 선사한다. 고도의 인공지능이 운전을 대신하는 그 시간에 차 안에 있는 탑승객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하던 다양한 활동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업무, 휴식, 유흥, 쇼핑 등의 거의 모든 활동을 말이다. 이는 의류, 음식, VOD 영화, 숙박 등 현대인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어마어마한 기회다. 완벽한 자율주행 단계에 다다른 자동차는 도로 위의 다른 자동차(V2V)나 각종 물체(V2X)와 부지런히 소통하면서 소비자가 구매 버튼을 ‘클릭’할 시간을 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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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자와 소통하는 스마트 비전 EQ 포투 콘셉트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자동차가 사물을 판별하는 능력은 자동차에서 보행자, 야생동물, 자전거 등으로까지 발전했고 도로 위 교통량과 흐름, 차선과 차로의 굽은 정도를 읽는 기술 역시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준 자율주행 기술 역시 고속도로 주행만 지원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정체 도심 내 주행, 고속도로와 도심주행의 중간 수준의 주행, 차로 유지와 변경, 교차로 회전까지 스스로 해내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율주행의 궁극은 보행로와 도로의 경계가 사라진 도심 환경 구축이다. 그쯤 되면 도심 한복판에서 보행자와 자동차가 서로를 인식하고 소통하며 뒤섞여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커넥티드 카의 핵심은
빅데이터 확보

 

그런데 문제가 있다. 도로 위의 모든 자동차가 모든 사물과 상호 소통을 하기 시작하면 데이터의 정체, 즉 심각한 트래픽 문제가 발생한다. 사방에서 수집돼 천문학적으로 쌓인 데이터를 정리하고 가려내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그 안에서 수많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 정보를 추려내는 일도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데이터 전송 및 수신 속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분석 능력, 더 나아가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다면 첨단의 자율주행 기술과 커넥티비티 기능도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13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온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유다. 자동차 제조 노하우와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자 정보 즉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있어 앞서 있는 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그리고 우버나 아마존처럼 사용자 정보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 IT 업체들이다. 지난 2014년 구글과 애플이 약속한 것처럼 자신들의 스마트폰 생태계를 토대로 하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을 선보이자 자동차 제조사들도 급히 합류해 자신들만의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에 나섰다.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보험사와 협력하는 동시에 데이터 프로세서 전문기업과 협업을 선언했다. 최종 목표는 구글, 애플 등에 뒤지지 않는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일본 토요타는 덴소, 에릭슨, 인텔, NTT, NTT 도코모와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오토모티브 에지 컴퓨팅 컨소시엄(Automotive Edge Computing Consortiu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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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의 양자 컴퓨터


BMW는 인텔, 모빌아이, 델파이와 함께 40대의 자율주행 실험차를 제작해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 중이다. 테스트 카에 담겨 있던 하드디스크는 독일 뮌헨에 있는 BMW 연구개발센터로 옮겨지는데, 이곳엔 기존의 10배에 달하는 데이터 분석 설비가 마련돼 있다. 폭스바겐은 방대한 정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ing)에 투자했다. 캐나다의 양자 컴퓨터 전문기업 D-웨이브가 그들의 파트너다. 국내의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에 글로벌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취합한 정보로 중국 2대 통신사인 차 이나 유니콤과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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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4 렉스턴의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 서비스

 

쌍용자동차도 테크 마힌드라, LG유플러스와 손잡고 향후 3년 내 커넥티드 카 플랫폼 공동 개발 및 론칭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스웨덴 볼보는 에릭슨과 협력하는 한편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우버와는 자율주행차에 요구되는 기술과 정보를 함께 쌓아가고 있다. 2019년부터 모든 신차에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적용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구축하는 빅데이터 센터에 고도의 인공지능(A.I.)과 10초 안에 1GB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5G 이동통신 기술이 접목되면 탑승자가 원하는 정보, 즉 ‘개인화된(Personalized)’ 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정보의보호, 해킹 등 보안과 관련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가 상호 협력하면서 각축을 벌이는 커넥티드 카 산업은 유난히 전망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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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파이 핫 스폿

 

미국 인터넷신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20년경 약 1,000만 대의 차가 연결 기능을 갖출 것으로 짐작했고, 미국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같은 시기 커넥티드 카 규모가 6,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켄지&컴퍼니는 자율주행과 카 셰어링,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차량 판매와 애프터마켓 매출 이외의 순환이익 비중이 현재의 4.4%에서 2030년 3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 5,000억 달러로 2016년(300억 달러)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