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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Trend

writer. 김용섭 _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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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피플의
맛과 멋

 

먹거리, 패션을 입다

 

먹거리도 패션이 되는 시대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트렌드 피플들에겐 ‘무엇을 먹느냐’가 곧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한때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걸어 다니는 게 트렌디한 모습으로 비칠 때가 있었다. 지금이야 아저씨들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닐 정도로 보편화되었지만. 과연 요즘엔 어떤것이 트렌디한 맛일까?

 

 

패션 피플의
트렌디한 음료는?

 

질문 한 가지 하겠다. 매끈한 유리잔에 담긴 샴페인, 테이크아웃 컵에 담긴 커피, 무심한 듯 시크한 느낌의 고급 수입 생수, 투명한 보틀에 담긴 화려한 색감의 주스가 각기 놓여 있다. 과연 요즘 패션 피플의 음료수로 뭐가 가장 어울릴 듯 보이는가? 어떤 음료수를 들고 있을 때 가장 트렌디해 보인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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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언급한 순서가 유행의 순서와도 같다. 물론 여전히 네 가지 모두 공존하긴 한다. 여전히 샴페인은 패션쇼에 빠지지 않고, 여전히 모델들은 생수를 좋아한다. 스파클링 생수를 유리병에 넣고 마시는 것도 여전히 익숙하다. 하지만 주스가 대세다. 프리미엄 콘셉트의 푸드마켓이나 백화점 등 세련된 먹거리가 가득한 곳에 가도 비싸지만 눈길 가는 주스 매장들이 꼭 있다. 가로수길의 노박주스, 경리단길의 주시, 한남동의 에너지키친이나 트라이바, 광화문의 콜린스그린, 상수동의 블루프린트 등 과일이나 채소 등을 착즙한 주스인데, 주스 패키지도 세련되어서 마시는 즐거움 외에 들고다니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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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타벅스나 커피빈에서도 보틀에 든 주스가 중요한 아이템으로 팔리고, 종류도 다양하다. 다이어트와 피부관리에 가장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패션 피플일텐데, 이들이 주스를 선택한 것도 건강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인에게 주스하면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등이 대표적이었고 녹즙은 맛은 없어도 몸에 좋다고 많이 먹었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맛과 건강에선 만족을 줬을 지 몰라도 스타일은 멋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인기있는 주스 가게들은 스타일에서도 만족을 준다.
다만 여기서 값싸고 달달한 대용량 과일주스 프랜차이즈 유행과는 별개다. 맛은 있지만 멋지진 않기 때문이다.

 

 

컬러에 건강을 더한
트렌디한 맛

 

미국에서 채식주의자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이다. 이건 한국에선 서울이 가장 높을 것이다. 대도시는 싱글 비율도 그 나라에선 가장 높다. 경제적 여유도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여간 뉴욕에서 케일은 수년째 힙한 아이템이다. 아니 채소가 무슨 힙한 아이템이 되냐 싶겠지만, 유명 레스토랑에 케일이 재료로 들어간 메뉴가 하나씩 있을 정도이고, 샐러드나 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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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주스로 손꼽히는 재료이기도 하고, WHO가 최고의 채소로 평가했으며, 채식주의자들이 신이 내린 채소라고 부를 정도였다. 사실 케일은 100g 당 16kcal에 불과하다. 다이어트를하는 이들에겐 최고의 식재료다. 패션 피플이나 셀러브리티들이 케일을 애호하고 시작했고, 유행처럼 번져갔다. 2013년 미국에서 케일 연간소비량이 두 배 이상 급증하면서 본격적인 유행을 알렸다. 해독주스나 디톡스워터가 한국에서도 유행하며 번지는 것처럼, 케일 유행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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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과 양배추, 레몬, 사과를 함께 갈아 마셔도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케일 주스는 투명 보틀에 들어있을 때 강렬한 녹색이 남들 시선을 사로잡기에도 좋다. 한국에서도 케일은 트렌디한 맛이 되었다. 몸에 좋으면서, 거기다가 너무 흔해서도 안 된다. 그러려면 좀 비싸야 한다. 아울러 음료 자체의 맛만큼이나 음료를 담는 병이나 보틀의 디자인도 세련되고 힙해야 한다. 이게 바로 트렌드 피플의 맛과 멋의 조건이다.

 

 

입맛을 떠나 스타일과 패션,
트렌드를 먹는 시대

 

요즘 한창 트렌드 피플 사이에서 회자되는 음료 중 하나가 밀크티다. 그것도 유리병에 든 프리미엄 밀크티인데, 김포에 있는 ‘진정성’이란 카페가 주목받는다. 성수동이나 연남동 같은 핫플레이스도 아니고 김포의 카페가 어떻게? 스리랑카산 밤바라켈레 홍차잎 100%를 찬 우유에 24시간 냉침 방식으로 내린 후 비정제 설탕만 첨가해서 만든다. 밀크티 한잔 먹겠다고 길게 줄을 서야 하고, 오후 3시면 밀크티가 다 떨어진다. 지금은 김포뿐 아니라, 도곡동, 여의도를 비롯해 일부 백화점에도 들어가 있다. 사실 이 밀크티는 참 어렵게 만든다. 카페 이름이 진정성이라고 지은 게 이해될 정도다. 당연히 수량의 한계가 있다. 역시 희소해서 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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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은 디저트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화점마다 해외의 멋지고 맛있는 디저트를 누가 더 잘 가지고 올 것인가, 국내의 특이한 맛집들을 누가 더 많이 가져올 것인가의 경쟁이 뜨겁다. 백화점이 더이상 물건 많은 걸로 경쟁력을 가지는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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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먹거리, 멋과 맛을 누릴 공간이 되어서 많은 이들을 끌어와야 한다. 그들이 거기서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퍼뜨리고 그에 따라 트렌드는 더욱 확장되어간다. 백화점은 옷 사러 갔다가 디저트도 먹고 오는 곳이 아니라 친구와 만나서 특별한 것을 먹고 마시며 수다 떨다가 나오는 길에 옷도 사러 가는 곳이 되어간다. 백화점의 중심이 먹거리로 꽤 많이 옮겨간 것도, 요즘 사람들에게 음식은 맛뿐 아니라 멋을 드러내는 요소이고, 트렌드 피플임을 인증하는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린 입맛에 따라서만 먹는 게 아니라 스타일과 패션, 그리고 트렌드에 따라서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