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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Inside

writer. 김형준 _<모터트렌드> 편집장

자동차 주행 보조장치
어디까지 진화했나?

 

자동차 주행
보조장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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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매핑_모빌아이

 

 

스피드 컨드롤부터 시작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역사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은 우리말로 항속 장치 또는 순항 장치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자동차가 속도를 유지하며 순항(巡航)할 수 있게 거드는 장치다. 자동화 장치라 최근 기술로 짐작하기 쉽지만 이미 1900년대 초에 스피드 컨트롤(Speed Control)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제법 역사가 오래된 기술이다. 당시의 스피드 컨트롤은 스로틀 위치를 고정시키는 엔진 속도 유지 장치였다. 주행 속도를 조절하는 현대적 개념의 크루즈 컨트롤은 1948년에 선보였다.

미국 발명가 랄프 티토(Ralph Teetor)에 의해서였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여섯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운전할 때 불안하게 속도를 올리고 내리는 자신의 변호사 때문에 항속(恒速) 장치의 발명을 떠올렸다. 10여년 개발 끝에 1948년 선보인 랄프 티토의 장치는 1958년 크라이슬러의 고급차 임페리얼을 통해 처음 상용화됐다.

 

1970년대 오일쇼크는 크루즈 컨트롤이 널리 쓰이는 계기가 됐다. 급가속이나 급제동 없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연료 소모를 덜어주었기 때문이다. 속도 제한 장치와 함께 항속 기능을 제공하는 데 머물던 크루즈 컨트롤은 1990년대 들어 새로운 시대로 들어선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paptive Cruise Control, ACC) 시스템의 시대다.

앞서 달리는 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ACC의 기능은 레이더 또는 레이저 장치와의 접목으로 가능해졌다. 출발은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끊었다. 미쓰비시, 토요타 등은 1990년대 초 레이저 빔 기반 ACC 시스템 개발에 몰두했다. 초기엔 차간 거리를 감지하고 경고하는 기능에 머물렀고, 1990년대 중반부터 엔진 스로틀과 트랜스미션 변속으로 속도를 제어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일본과 달리 유럽 제조사들은 무선 주파수 방식의 레이더 시스템을 앞세웠다. 상용화의 포문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열었다. 디스트로닉(Distronic)이라는 이름의 레이더 기반 ACC를 최상위 모델인 S 클래스와 CL 클래스에 적용했다. 레이더 시스템은 레이저 기반 장치보다 악천후 시 인식률이 높고 생산비용도 적당했다.

 

결국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레이더 방식 ACC를 쓰게 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쌍용자동차가 선구자였다. 2008년 플래그십 세단 체어맨에 레이더 기반 ACC를 적용했다. 레이더 방식의 초창기 ACC는 고속도로에서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후 적용 범위가 시내 주행속도까지 확대됐고, 앞차를 따라서 완전히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스톱&고 기능까지 발전했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레이더 혹은 레이저 방식 ACC를 쓰는 건 아니었다. 지난 2010년 일본 스바루가 아이사이트(EyeSight)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ACC가 대표적이다.

이 장치는 레이더나 레이저 장치 대신 두 개의 카메라를 쓴다. 카메라 장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의 주행 보조장치에 널리 쓰였다. 하지만 야간 주행 시 물체를 인식하는 성능이 떨어져 차선이탈 경고나 보행자 인식 장치 등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스바루의 카메라 기반 ACC는 디지털 이미지 센서 및 처리 성능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흔한 HDR(High-Dynamic-Range) 기능이 카메라 기반 ACC의 야간 촬영 성능을 향상시킨 셈이다. 카메라 기반 장치는 생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해 최근 대중적인 소형차의 전방 추돌경고 시스템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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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 A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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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기반 ACC_스바루 아이사이트

 

 

ADAS 또는 반 자율주행

기술의 목적지는
결국 완전한 자율주행

 

ACC 시스템의 구성과 기능은 근래 들어 더욱 고도화됐다. 일례로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와 S 클래스에 실린 시스템은 단거리(0.2~30m) 레이더와 장거리(200m) 레이더, 후방 감지용 멀티모드(30~80m) 레이더가 들어가고, 여기에 각각 60m와 500m 전방을 살피는 스테레오 카메라와 160m 앞까지 보는 적외선 카메라까지 더해진다. 주차 시 쓰이는 초단거리 초음파센서는 기본이다.
패키지화된 이 시스템은 차내의 또 다른 운전지원 장치와 호흡을 맞춘다. 차선이탈경고와 유지보조, 전방 충돌경고와 긴급제동, 상향등 자동 제어 등이 그것이다. 도로 위 사물(자동차, 표지판, 가드레일 등)의 인식 성능이 향상되면서 최근엔 고속도로뿐 아니라 정체된 도심 한복판에서도 스티어링을 스스로 조작하며 달리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레이더 방식에 밀려 사라지는 줄 알았던 레이저 기반 장치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글 자율주행 실험차를 통해서였다. 구글 자율주행 차는 지붕에 얹은 거대한 레이저 기반 센서로 도로를 살피며 움직인다.

흔히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 LIDAR)라고 알려진 장치다. 건설, 군사용으로 주로 쓰인 라이다 시스템은 레이저 빛으로 비춘 대상물을 2차원 또는 3차원의 고해상도 이미지로 변환한다. 당장은 부담스러운 크기와 가격이 걸림돌이지만 도로 위 물체를 세밀하게 인지할 수 있고 이를 지도 데이터에 반영하면 더욱 정확한 대응이 가능해 차세대 자율주행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ADAS 또는 반 자율주행 기술의 목적지는 결국 완전한 자율 주행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장치들(레이더, 레이저/라이다, 카메라 기반)만으로는 다다를 수 없다. 크게는 첨단 운전자보조 장치(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ADAS)와 지도 데이터(map), 5G LTE 기반의 연결성(V2X)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최근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과 같은 미래적 단어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까닭이다. 그 시기는 우리 짐작보다 훨씬 빠를 듯하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2020~2025년 완전 자율주행 차의 상용화를 공언하고 있고, 시장조사기관 IHS는 2050년경이면 대부분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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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 _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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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킷 무인주행 시연 중인 아우디 RS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카

 

 

자동차 주행
보조 장치의 미래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공유 자동차와 공공 이동수단의 급부상, 기존 자동차 제조사의 몰락을 점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운전의 재미를 부르짖는 자동차 애호가들의 깊은 한숨 소리도 그칠 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섣부르다. 자율주행 기술은 오히려 자동차 제조사와 운전자 모두에게 새로운 자동차의 시대를 안겨줄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의 접목을 통해서다. 지난 2014년 자율주행 기술을 담은 아우디 RS7 실험차는 DTM 경주가 열리는 독일 호켄하임링 서킷을 운전자 없이 완주하면서 레이서보다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다. 지도와 코스 데이터, 정밀 GPS를 기반 삼아 달린 시뮬레이션 주행이었지만, 인공지능 자동차가 실제 도로에서 전문 드라이버보다 나은 운전 솜씨를 보일 수 있음을 알린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쉐보레 스포츠카 콜벳(7세대)에 달린 퍼포먼스 데이터 레코더라는 장치를 통해서도 자율주행 시대의 미래를 살짝 엿볼 수 있다. 이 장치에는 엔진회전수, 변속 상태, 제동 횡가속도와 스티어링휠 앵글 등 주행 관련 데이터가 자동 저장된다. 주행 영상을 촬영하는 HD 비디오카메라도 있다. 운전자는 이 장치에 기록된 자신의 주행 정보를 분석해 운전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한다.

증강현실이 접목된 자율주행 시대의 운전자라면 윈드실드 너머로 펼쳐지는 주행 가이드를 따라 달리기만 해도 손쉽게 트랙에서 최고의 랩 타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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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볼리의 LK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