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logo

닫기

모바일메뉴

logoSSANGYONG

Globality

writer. 김지아 _수원과학대학교 항공관광과 겸임교수

123.jpg

 

식탁에서 나누는 문화 
나라별 테이블 매너

 

“자네가 먹는 음식을 말해 보게. 그러면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맞혀 보겠네.”

18세기 법률가이자 미식가로 유명한 장앙텔름 브리야사바랭(Jean-Anthelme Brillat-Savarin, 1755~1826)은 음식이 단순히 영양 공급의 수단을 넘어 개인, 나아가 한 사회와 국가의 역사, 문화를 대변한다고 강조했다. 각 나라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관습 그리고 생활방식등이 깃들어 있는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의 차원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우의를 다지며 교류를 넓혀가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 간 교류의 매개체,
음식을 나누는 일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일은 서로의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누는 소통의 한 방식으로,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인류의 가장 오래된 사교 방법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좀 더 편안하고 유연한 관계를 위한 수단으로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때로 이러한 자리에서 보이는 식사 예절이 비즈니스 상의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다른 나라의 고유한 음식문화와 그에 따른 식사 예절을 익혀 상대를 배려하려는 자세는 경쟁력 있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양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음식문화와 그에 따른 식사 예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의식주(衣食住)’라는 말 대신 ‘식의주(食衣住)’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식생활을 중요시해왔다. 이런 중국인에게 음식은 문화의 일부이자 자신의 신분과시와 자기만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중국인들은 손님 초대 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족하지 않게 대접했다고 여길 수 있도록 초대받은 손님은 음식을 다 먹지 않고 적당히 남기는 것이 예의이다. 식사 시에는 초대한 사람이 먼저 음식을 먹은 후 식사를 하는데, 이는 고대중국황실에서 독살사건이 빈번하자 초대한 손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먼저 음식을 먹은 데서 유래한다.

새 음식이 나오면 음식의 맛이 섞이지 않도록 새로운 접시를 사용하며, 덜어 놓은 음식을 반쯤 먹고 남겨놓거나 음식을 이것저것 섞거나 비벼 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정식 식사자리에서는 반드시 생선요리를 주문하는데 중국에서 생선을 뒤집어서 먹는 것은 상대와의 ‘절교’를 의미하기 때문에 생선요리를 먹을 때는 뒤집지 말고 한쪽 면을 다 먹은 후 뼈를 발라내고 나머지 아래쪽 부분을 먹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식사 시 숟가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젓가락만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음식을 떨어뜨릴 수 있어 한 손으로 밥그릇을 들고 먹고, 국을 먹을 때에는 젓가락으로 건더기를 누른 채 국물을 먼저 마신 후 젓가락으로 건더기를 건져 먹는다. 일본음식은 모양과 형태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요리를 뒤적거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음식 위에 고명등이 있어도 뒤적거리거나 비비지 않고 그대로 떠먹어야 하고 반찬을 밥 위에 얹거나 밥을 국에 말아 먹지 않는다. 특히 젓가락 예절을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테이블에 젓가락을 놓을 때 가로로 놓는다. 젓가락 끝이 상대방을 향하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식사 도중 젓가락을 밥그릇 위에 올려놓거나, 젓가락 끝을 입안에 넣고 빨거나 젓가락에 붙은 음식을 입으로 떼어내는 행동 역시 식사 예절에 어긋난다.
또한, 일본에서는자신의 젓가락으로 남에게 음식을 집어준다거나 함께 먹는 음식을 자신의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것은 큰 결례에 해당된다.

유럽 음식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는 ‘싫은 사람과 식사할 때는 수프를 소리 내어 마셔라’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수프를 먹을 때는 마신다(Drink)는 느낌보다 떠서 먹는다(Eat)라는 느낌으로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수프를 식힐 때에도 불지 않고 스푼으로 저어 식혀야 하고, 수프를 맛보기도 전에 후추나 소금을 첨가하는 행동은 오랜 시간을 들여 수프를 준비한 요리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여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양에서는 생선을 뒤집으면 배가 뒤집힌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생선요리는 뒤집지 않고 한쪽을 다 먹은 후 뼈를 발라내고 나머지 아래쪽 부분을 먹는다. 빵은 칼이나 입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떼어 먹는 것이 예의이다. 또한, 식사 중에는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올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탈리아에서도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리거나 식사 중 손을 테이블 밑으로 내리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

반면 독일인들은 식사 시 양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식사하는 습관이 있다. 영국인은 식사 시 다른 사람의 접시 위로 팔이 지나가거나 소스통과 같은 물건을 건네는 행동을 예의없다고 여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종교 문화와도 밀접한
식사 예절

 

일부 국가의 음식 문화, 식사 예절은 그들이 믿는 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네시아 등과 같이 대다수의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에서는 종교적 이유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명확히 구분한다.

‘할랄(Halal)’은 ‘허용된 것’ 이라는 의미의 아랍어로, 이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의 삶 전반에 걸쳐 허용되는 것을 말하는데 음식의 경우 채소, 과일, 곡류, 해산물은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고, 육류의 경우 이슬람식 도축 의식(예배를 드리고 도축 시 ‘알라의 이름으로’라는 의미의 ‘비스밀라(Bi lsm Allah)’라는 말을 하면서 가축의 고통을 최대한 줄여 숨을 끊어주는 의식)을 거친 양, 소, 닭이 할랄의 대상이 된다.

이와 반대로 금지되는 것을 ‘하람(Haram)’이라고 하는데, 이슬람에서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도축된 가축, 돼지고기, 자연사한 동물, 그리고 피, 비계와 내장 등은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특히 돼지의 더러운 습성과 불결한 식습관, 선모충에 감염될 가능성으로 인해 돼지고기는 먹는 것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마크루(Makhru)’는 먹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것을 말하는데, 게나 조개류가 이에 해당된다. 이슬람교에서는 왼손을 부정한 손으로 여겨 음식을 왼손으로 먹는 것을 금기시하므로 식사 시주의해야 한다.
인도나 네팔 등 대부분의 국민이 힌두교를 믿는 국가에서는 소를 ‘신이 타는 마차를 끄는 동물’로 신성시 여겨 소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다. 그 대신 닭고기와 양고기를 먹는데 돼지고기는 더러운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힌두교도들 중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은데, 특히 인도에서는 카스트에 기인하여 채식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인도에서는 왼손과 오른손의 사용이 엄격히 구분되는데 왼손은 용변을 본 후 사용하고, 식사를 할 때에는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하며 음식을 전할 때에도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에는 개인 그릇에 음식을 덜어먹는데 인도인들은 손으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식당 등 핑거볼(Finger bowl, 물을 담아서 내놓는 그릇)이 준비되어 있는 장소에서는 핑거볼에 손을 씻는다. 인도인들은 음식 조리 시 절대 맛을 보지 않는데 이는 입 안의 침을 부정하게 생각하여 일단 맛을 본 음식은 더럽혀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침을 경계하는 인도인들은 물을 마실 때도 물 잔에 입술을 대지 않고 공중에서 물을 부어 마신다. 같은 맥락으로 침이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여겨 식사 중 대화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생각하므로 식사를 모두 마치고 손을 씻은 후 물로 양치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음식은 신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여 거절할 경우 본인은 물론 신까지 무시했다고 여기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를 거절하는 것은 인도인들에게 큰 결례이며, 음식을 남기는 것 역시 예의가 아니다.
식사 예절은 요리를 맛있게 먹고 동석한 사람 모두가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식사 예절을 익혀 상대방의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하려는 태도를 갖추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세계인과 친근하고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회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