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logo

닫기

모바일메뉴

logoSSANGYONG

Globality

writer. 지희진 _중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ı illustrator. 김성주

100.jpg

 

사회 구성원 간 

약속이자 매너

각 나라의 다양한 인사법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에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세계는 정보화, 국제화, 다원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도로 발달한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단일 생활권속에서 살고 있다 하더라도 오히려 정신적으로 빈곤해졌다는 지적이 세계 곳곳에서 들려 온다. 이러한 지구촌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매너인 듯 싶다. 매너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배려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매너에서는 한층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 세심한 배려의 가장 기본이 바로 인사다.

 

 

모든 매너의 기본이며
사람의 인격과 이미지를 형성하는 인사

 

인사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 관심, 감정 등을 마음에 담아 적절한 형식을 통하여 진심으로 표현하는 태도이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향해 정중하게 공경하는 의미로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추는 동양식과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며 가벼운 목례나 악수를 하는 서양식의 인사가 있다. 인사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며 누구라도 먼저 본 사람이 인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인사는 많이 그리고 먼저 할수록 좋은 대인관계를 만들며, 다양한 인사말을 건네는 것도 상대방과의 만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의 인사법인 악수는 서로 마주 서서 손을 잡고 상하로 흔들어 움직이는 동작이다. 악수는 석기시대에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했던 행동으로, 상호 간 신체접촉을 통해 친근한 정을 나타내는 사교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브라질에서는 길고 힘찬 악수를 하고 터키는 부드럽게 오래 악수를 나눈다. 힘주어 악수하는 사람은 외향적이고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아랍 에미리트에서는 연장자가 먼저 악수를 청하며 바로 손을 떼지 않는 것이 매너이다. 호주에서는 남성과 악수할 때 여성이 먼저 청하며 여자끼리는 악수를 서로 권하지 않는다.
하와이의 인사법은 “알로하”라고 하며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고 흔들어 주는 것이다. 원주민어로 ‘안녕’이란 뜻인데 양보와 배려의 관용 정신이 깃들어 있다. 미국 영토인 하와이가 동양의 문화를 다양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데에는 알로하 정신이 밑바탕 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스라엘의 인사법은 “샬롬샬롬”하면서 상대방의 어깨를 주물러 주는 것이다. 그 뿌리는 평화를 의미하는 유대인의 인사에서 찾을 수 있다. ‘샬롬’이란 삶의 모든 영역을 다스리는 축복의 의미로 어떤 상황이든 앞날의 평화를 바라는 의미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의 나라인 태국은 자신의 가슴 위로 두 손을 펴서 손끝을 마주 댄 합장의 자세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싸왓디카(크랍)”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사법을 ‘와이’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어른이거나 상급자일 경우에는 합장한 손을 자신의 코 부분까지 올리고 눈을 아래로 향한 채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 보통이다.

 

 

102.jpg

 

문화와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각 나라의 인사법

 

인도는 손에 입을 대었다 떼면서 “살라모아” 라고 하며, 중국은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지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인사말만 건넨다. ‘주먹을 감싼다’라는 뜻의 중국 한족만의 인사문화인 포권례(抱拳礼/한 손은 주먹, 한 손은 편 상태에서 서로 부딪힌다)를 취하며 “니하오마(你好吗)”라고 하며 인사한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에겐 ‘홍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인사법이 있다. 서로 코를 각각 다른편으로 두 번 맞대거나 살짝 누르면 된다. 마치 아이가 좋아하는 상대에 대해 조건 없이 호감을 표시하는 듯한 인사 모습에서 순수함마저 느낄 수 있다. 이는 어떤 말보다 적극적인 호감 있는 몸짓으로 마오리족의 원시 문화가 잘 드러난다. 요즘도 뉴질랜드와의 외교 석상이나 거래처 미팅 등에서 일부러 이 전통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인사가 악수로 보편화된 현재, 이 전통 인사법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표시로 쓰이기도 하는 것이다.

미얀마의 인사법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특히 윗사람이 앞에 있을 때 아랫사람은 팔짱을 끼고 경청한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건방진 자세이지만 미얀마에서는 최대한 정중한 인사다. 이는 팔이 묶여 상대를 위협할 수 없다는 몸짓의 의미로 현재는 존경의 의미까지 담은 인사법으로 발전되었다. 영국 식민지 시대부터 발달한 인사법으로 식민지 시대에 치열하게 생존해야 했던 미얀마 사람들의 시대적 상황이 느껴지는 듯하다.
또한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 페루 등에서는 ‘비주(Bisou)’라는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 사이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거나 빰을 부드럽게 부딪히는 비주는 오른쪽 빰부터 입을 맞추는 것이 관례이다. 이처럼 인사의 적절한 형식은 각국의 문화와 환경에 따라 다르나 상대방에 대한 내적인 마음은 같다. 각 나라의 인사법에는 그 나라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바탕이 되어 다양하게 표현되며 그 나라 고유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인사방법들이 다소 생소하고 어색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타문화의 이해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인사법은 우열과 선악 또는 나쁨과 좋음이 아닌 구성원들이 만들어 놓은 약속이다. 다른 문화권에 형성되어 있는 우리와 다른 가치관의 삶의 양식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인사를 하며 세계 속의 글로벌 인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