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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김기범 _<로드테스트> 편집장 Photo. 강동희 스튜디오 <DH>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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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고 편안한

나의 첫 SUV 티볼리 디젤

 

티볼리 디젤과 함께 인천 영종도 옆 무의도를 찾았다. 지난 4월, 다리가 개통하면서 그동안 배로만 닿을 수 있던 무의도가 성큼 가까워졌다. 티볼리 디젤의 장점은 고저차 심한 굽잇길이 많은 무의도에서 빛났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뜨거운 힘을 토해냈고, 험로에선 영리하게 앞뒤 구동력을 나눴다. 느긋한 나들이 여정과 더없이 어울리는 궁합이었다.

 

 

교량 개통으로 성큼 가까워진 무의도

소달구지 쉬엄쉬엄 지나는 드넓은 갯벌. 전 인천시 도시계획국장, 박연수가 회상하는 1986년의 영종도다. 이 황량한 풍경을 보고 당시 갓 서른 넘긴 ‘초짜’ 국장은 첨단 공항과 고층빌딩 즐비한 국제도시를 꿈꿨다.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의 산을 깎아 그 사이 바다를 메워 만들었다. 덕분에 건설비를 일본 간사이공항의 20분의 1로 아낄 수 있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과 영종대교 완공 전, 영종도는 배로만 닿을 수 있는 섬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가족과 영종도를 찾았다가 마지막 배를 놓쳐 차에서 하룻밤 지새운 경험이 있다. 지난 4월, 영종도 주변 또 하나의 섬이 교량으로 연결되면서 뭍과 성큼 가까워졌다. 면적 9.432㎢의 무의도(舞衣島)로, 영화 ‘실미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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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로 향하기 전 영종도의 맛집 중 하나인 ‘해송쌈밥’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무더운 여름 입맛을 돋우는 데는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과 싱싱한 채소, 제육볶음 등을 한 쌈 가득 싸서 먹는 것이 제격이다. 신선한 나물과 쌈 채소를 비롯해 각종 반찬을 무한리필해 먹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식사 후에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이제 티볼리를 타고 무의도 탐험에 나설 차례. 예전에는 영종도에서 갯벌 위로 난 왕복 2차선 도로를 타고 잠진도까지 가서 배를 탔다. 길이 좁아 좌우 차선을 교차하며 달릴 때 은근히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 이곳은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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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잠진도에 들어서자마자 선착장으로 향할 필요 없이 곧장 쭉 직진하면 된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회전교차로를 지나 언덕 정점에 오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뽀얀 콘크리트와 까만 아스팔트로 산뜻하게 단장한 길이 1.6㎞의 왕복 2차선 도로가 무의도를 향해 아득히 뻗었다. 4년 반 동안 612억 원을 들여 지은 무의대교다.

 

 

한결같은 힘을 뿜어내는 듬직한 디젤 심장

이번 무의도 탐험의 동반자는 티볼리 디젤. 철판 깊숙이 머금은 ‘댄디 블루’ 컬러가 무의도의 맑고 푸른 하늘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베리 뉴 티볼리’는 앞뒤 램프의 모든 광원이 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특히 헤드램프는 ‘거울의 방’처럼 반짝이는 광원과 반사경을 세로로 겹겹이 나눴는데, 섬뜩하리만치 차가운 빛을 뿜어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티볼리 겉모습에서 디젤 심장을 눈치 챌 단서는 없다. 주유구를 열면 비로소 ‘경유’와 ‘요소수’ 뚜껑이 드러난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1.6L 디젤 터보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136마력으로, 티볼리 가솔린보다 27마력 낮다. 대신 최대토크가 33.0㎏·m로 최소 7.5㎏·m 더 높다. 현대 코나 디젤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같고, 최대토크는 좀 더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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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가솔린 엔진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매력은 변함없다. 가령 비슷한 배기량으로 좀 더 낮은 회전수에서 한층 강력한 토크(힘)를 낸다. 그래서 승차 인원이나 짐 무게에 휘둘리지 않는다. 연비가 좋아 한 번 주유로 달릴 수 있는 거리 또한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가솔린 엔진보다 낮다.

고저 차이 심한 굽잇길 많은 무의도 일주는 티볼리 디젤의 장점을 두루 느낄 기회였다. 예컨대 지난 번 시승한 티볼리 가솔린은 엔진 반응이 민첩하고 칼칼해 가감속 잦은 도심에서 매력이 빛났다. 반면 티볼리 디젤은 한결같은 반응으로, 어떤 환경에서든 편안하고 여유로웠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고 있어도, 가파른 오르막을 전혀 힘든 기색 없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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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의 특성상 엔진회전수 널뛰는 폭이 완만해 가속 페달을 밟는 오른발이 훨씬 덜 피곤하다. 티볼리 가솔린으로 힘을 짜내는 과정이 날카롭게 벼린 정을 빠르게 두드려 세밀하게 깨는 느낌이라면, 티볼리 디젤은 뭉툭하되 묵직한 해머로 띄엄띄엄 시원하게 한 방씩 날리는 기분이다. 따라서 느긋한 마음으로 떠나는 장거리 여정엔 디젤과 궁합이 훨씬 좋다.

 

 

사륜구동과 멀티링크의 우월한 조합

무의도는 작은 섬이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선 길이가 3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섬을 구불구불 가로지른 도로를 쏘다니다 보면 한 시간은 금세 흐른다. 우린 무의도 서쪽의 하나개해수욕장을 찾았다. 물놀이와 갯벌체험, 짚 라인, 드라마 촬영세트를 둘러볼 수 있어 무의대교 개통 이전에도 관광객이 많이 찾던 곳이다. 주변은 이미 피서객으로 북적였다.

해송 빼곡한 주차장을 찾았다. 비포장이지만 티볼리의 ‘4트로닉’을 경험하기엔 너무 고운 환경이었다. 옵션으로 고를 수 있는 4트로닉은 평소 앞바퀴 굴림으로 연료를 아끼다 주행환경에 따라 구동력을 뒷바퀴로 나눠 타이어가 노면을 꼭 붙들 수 있도록 돕는다. 험로뿐 아니라 빗길이나 마른 노면 굽잇길 주행 때 주행 안정성을 크게 높여줄 ‘수호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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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트로닉’ 옵션을 고르면 뒤 서스펜션이 멀티링크로 바뀐다. 기본형의 토션빔은 좌우 서스펜션을 한 구조물로 잇는 구조. 반면 멀티링크는 좌우 각각 따로 오르내린다. 그래서 불규칙한 요철을 지날 때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기 좋다. 실제로 이날 무의도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티볼리 디젤의 뒤 서스펜션은 크고 작은 충격을 부지런히 삼키느라 바빴다.

기술은 숙성될수록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4트로닉과 멀티링크, 아이신제 자동 6단 변속기가 대표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와 승객이 의식할 틈을 주지 않은 채 묵묵히 제 역할에 충실했다. 아마도 그래서, 이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편안하게 무의도를 둘러볼 수 있었다. 손꼽아 기다렸을 휴가 즐기는 피서객을 뒤로 하고, 우린 다시 무의대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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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왠지 헛헛했다. 일하고 돌아오는 여정이 남긴 여운이었다. 정속주행장치와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에 기대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았다. 디지털 계기판에 띄운 지도의 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졌다. 치열한 일상으로 돌아갈 순간이었다. 그러나 딱히 아쉽진 않았다. 듬직한 티볼리 디젤과 함께여서,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을 만큼 무의도가 가까워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