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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Road

Writer / Photo. 김태연 _<제주감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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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여행자처럼,

제주 봄나들이

 

제주를 여행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여유롭게 제주의 정취와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차 한 잔을 마셔도 스타벅스보다 전통 돌집 카페를 가고, 바쁘게 관광을 다니기보다 호젓한 어촌마을을 찾는다. 유채꽃이 아른거리는 요즘. 제주의 깊은 속을 느낄 수 있는 봄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조금 천천히, 열정적으로 봄을 누리고, 예술은 흠뻑 즐기면서… 마치 감성 여행자처럼!

 

 

해녀마을, 김녕의 이야기

 

제주도는 걸을수록 더 좋다. 느린 여행에 어울리는 조금 특별한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제주도의 정겨운 해녀마을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이다. 벽화마을하면 보통 감천문화마을이나 동피랑마을 같은 화려한 색의 벽화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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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벽화는 어떤 느낌일지 생소하다. 금속은 색상이 짙고 질감이 투박하다. 검은 현무암이나 시멘트가 주재료인 제주도의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주로 마을의 돌담과 담벼락, 해안 방파제, 골목, 지붕 등이 화폭이 되었다. 벽화는 어머니이자 해녀로서의 애환과 삶, 바람, 바다, 유채꽃, 억새 등 제주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녕의 금속공예벽화는 겸손하게 김녕을 빛내주는 조력자 역할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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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나 유일하다는 이유보다 여전히 제주스럽다는 점이 훌륭하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은 올레 20코스 시작점에서부터 걸으면 된다. 김녕세기알 해변에 이르기까지 약 3km 정도로 가볍게 걷기 좋다. 올레길이 마을을 관통하기는 하지만 벽화를 모두 찾아보려면 여러 갈래의 골목길을 구석구석 걸어봐야 한다. 평범한 어촌마을의 한 켠이지만 유명 관광지 못지 않은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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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스러운 힐링 숲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거나 힐링이 필요하다면 단연 비자림이다. 비자림에는 500년에서 800년생 비자나무가 2,800여 그루 자생하고 있다. 단일 수종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로 천연기념물 374호로 지정되었다. 비자나무의 잎사귀는 누가 봐도 ‘아닐 비()’처럼 생겼다. 바람이 불면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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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차분해진다. 4월에 비자나무를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고 노란 봉오리가 많이 맺혀있다. 수나무의 꽃가루 주머니인데 향기가 레몬처럼 상큼하고 시원하다. 비자림은 비가 오면 더 운치있다. 나무 사이로 자욱한 숲 안개가 신비스럽다.

비자나무향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는 정신을 맑게 한다. 햇살이 뜨거운 날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 준다. 비자림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제주도에만 있는 ‘곶자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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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진 용암과 온갖 뿌리가 엉켜있는 돌숲이다. 깨끗한 산소와 제주 삼다수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근원이다. 돌무더기 틈에 손을 갖다 대보면 숨을 쉬듯 바람이 나와 제주의 숨골이라고도 불린다. 일 년 내내 일정한 온도의 바람이 나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느껴진다.

 

 

제주도 봄꽃 드라이브

 

제주도 봄 여행에 가장 좋은 드라이브 코스를 꼽으라면 망설일 필요도 없이 녹산로다. 녹산로는 비자림로에서 정석항공관으로 꺾어지는 지점부터 시작된다.

양옆으로 풍성하게 자란 유채꽃밭이 약 10km 구간에 걸쳐 시원하게 뻗어 있으니 가히 노란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느낌이다. 4월이면 그 길위로 벚꽃이 구름처럼 피었다가 눈처럼 휘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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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표선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꽃길을 가르다 보면 10km가 이렇게 짧았나 싶다. 가시리 유채꽃밭은 제주도에서 가장 넓다. 유채꽃밭 뒤로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과 풍력 발전기가 더 낭만적인 여행사진을 만들어 준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가까이에 조랑말 체험공원, 따라비오름, 자연사랑 미술관 등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에도 좋다. 조랑말 체험공원에는 제주의 말 문화를 주제로 한 작은 박물관이 있고 말똥쿠키 만들기나 조랑말 꾸미기, 승마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진 것이 많은 섭지코지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 땅인 ‘곶’은 제주어로 ‘코지’다. 섭지코지는 풍경만으로도 제 몫을 다하는 곳이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화산송이 언덕에 잔잔하게 풀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봉수대 주변으로는 유채꽃 언덕이 펼쳐진다. 대규모 유채꽃 단지에 비하면 아담하지만 지대가 높아 등대와 바다, 성산일출봉 등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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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에도 올라보자. 걸어온 산책로부터 성산일출봉 앞의 광치기해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앞에 우뚝 솟은 기암들은 마그마가 끓어오르던 역동적인 순간을 짐작게 한다. 섭지코지는 건축기행 코스로도 손꼽힌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인 지니어스로사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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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로사이는 최근 이름을 유민미술관으로 바꾸고 재개관하였다. 미술관의 입구로 들어서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성산 일출봉과 노란 유채꽃밭을 다시 마주쳐 잔잔한 감동을 주는 곳이다. 미술관은 현재 고 유민 홍진기 선생이 오랫동안 수집한 아르누보 유리공예를 전시중이다.

 


 

Info Box

 

▷ 함께 여행하면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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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녕미로공원_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미로공원으로 상록수인 랠란디 나무가 심겨 있어 사계절 푸르다. 하늘에서 보면 제주도 모양에 조랑말, 고인돌 등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탈출구를 찾아 미로 사이를 다니다 보면 풍부한 피톤치드와 은은한 나무 향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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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오름_ 제주도 동쪽에는 크고 작은 오름이 많다. 그중 아부오름은 오르기 쉽고 예쁘다. 비자림에서 녹산로로 가는 중간에 있어 잠시 들르기 좋다. 아부오름의 자랑은 띠모양의 삼나무 숲이다. 특이하게도 크고 깊게 푹 파인 굼부리 안쪽에 동그랗게 둘러있다. 동거문이오름, 높은오름, 백약이오름, 안돌오름 등 여러 오름이 둘러싸고 있어 제주동쪽의 아름다운 곡선미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멋있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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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보고 싶고, 돌집의 정겨운 분위기도 누리고 싶다면 바보카페가 딱이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라서 이름이 바보카페다. 월정리와 평대리 사이 해안도로에 있다. 바다를 향하고 있는 테이블이나 야외가 명당자리다. 창이 넓어서 카페 안쪽에 앉아도 바다가 한가득 들어온다. 시골 느낌 가득한 돌집 뒷마당도 정겹다. (바보카페 064-783-4847)

 

 

▷ 맛있는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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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국수는 올레꾼들이 즐겨 먹는 음식 1위다. 돼지사골을 푹 고아 뽀얗고 진하게 육수를 내고 국수 위에 돼지고기 고명을 얹는다. 가시아방의 고기국수는 돼지고기가 아주 두꺼우면서도 부드럽다. 잡내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돈코츠라멘과 비슷할 것 같지만 기름기 없이 담백하다. 가시아방의 인기메뉴는 제주도식 수육인 돔베고기와 고기국수, 비빔국수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커플세트다. (가시아방국수 064-783-0987)

 

 

▷ 자동차로 찾아가는 주소

 

○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_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3길 18-16

○ 비자림_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62

○ 녹산로 유채꽃 도로_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554(정석항공관)

○ 섭지코지_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