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logo

닫기

모바일메뉴

logoSSANGYONG

Theme Inside

Writer. 박용후 _관점디자이너

5.jpg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시선을 넓히는 연습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은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은 ‘미처 보지 못한’ 소중한 가치들로 넘쳐난다. 이를 발견하는 사람과 끝내 보지 못하는 사람의 삶은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이제까지의 관성적인 삶에 이별을 고하고 싶다면, 잠시 멈추어 주변을 바라보자. 시선을 확장하면 하루가 달라지고, 일상이 달라져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 재미있는 실험에 참여해보세요.

흰옷을 입은 팀은 공을 몇 번 패스했을까요? 

 

실험에 참여하기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해가 바뀌면 우리는 결심을 한다. 연초에는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후회와 새해를 더 잘 살아내겠다는 의지가 엉킨다. ‘어떻게 하면 지난해와는 다르게 살 수 있을까?’, ‘더 잘 살 수 있을까?’. 그러나 잘 살펴보면 모두 같은 질문의 반복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매해 우리 눈앞에 놓이는 대답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른 질문을 함으로써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늘 봐왔던 것,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는 유명한 심리학 실험은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가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실시한 이 실험은 전 세계 심리학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하다. 내용은 이렇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농구 경기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흰옷을 입은 팀이 공을 패스한 횟수를 세라고 한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열심히 동영상을 보면서 이를 정확히 맞춘다. 그러나 이 실험에는 함정이 있다. 여섯 명이 공을 주고받는 동안 이들 사이로 커다란 고릴라가 나와 가슴을 친 다음 사라진다. 나중에 참가자들에게 이 과정을 보았는지 묻자 놀랍게도 봤다고 대답한 사람은 50%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공이 패스된 횟수를 세는 데 집중해서 고릴라를 보지 못한 것이다. 고릴라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동영상에 고릴라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릴라는 없었던 게 아니라 그들이 보지 못한 것뿐이었다.

 

7.jpg

▲ Copyright ⓒ 1999 Daniel J. Simons. All rights reserved.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실험에서 주고받은 ‘공’을 돈, 직업 등 생존을 위해 좇는 외적인 가치라고 한다면 ‘고릴라’는 우리가 못 보고 무심코 지나치는 또 다른 소중한 가치들이라 할 수 있다. 눈앞의 것만 좇으면 정작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을 놓칠 수도 있다. 미처 가닿지 못했던 시선의 한계를 인정하면 이는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때

 

그러나 어떤 이들은 “내가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마치 그 대상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긴다. 어리석음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못 본 것’을 ‘없는 것’과 동일시하는 순간 생각은 갇히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자주 하는, 생각을 통념에 가두는 대표적인 한마디가 있다. 바로 ‘원래 그래’라는 말이다. 이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면 쉽게 입 밖에 낼 수 없다.

‘원래’는 한자로 ‘元來’ 또는 ‘原來’로 쓴다. 즉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귀찮은 듯 ‘원래’라는 말을 툭 뱉으며 모든 가능성을 통념 안에 가둔 채 생각을 한다.

고정관념은 이러한 태도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전통이나 관습, 성별이나 연령, 교육 환경 등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예를 들어 ‘크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화장품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화장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아이스크림을 떠올릴지 모른다. 제과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빵이나 케이크의 크림을 떠올릴 것이고, 아침마다 면도하는 남성이라면 면도 크림을 떠올릴 것이다. 이렇듯 단어 하나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많은 이미지, 즉 ‘관념’을 이끌어낸다. 결국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내가 미처 못 본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시선을 확장시켜야 한다.

 

8.jpg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봄으로써 혁신을 만든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iPod)을 만들면서 전원 버튼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기기에는 반드시 전원 버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은 발상이었다. 처음 이 말을 들은 엔지니어들은 어리둥절했다. 스티브 잡스는 의아해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버튼을 꾸욱 누르는 것을 전원을 켜라는 지시가 되도록 만들면 되지.”

“그럼 끌 때는요?”

“정지 버튼을 누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전원이 차단되도록 만들면 되지.”

그는 인간과 기계가 마치 의사소통하듯 교감하기를 바랐다. 스티브 잡스의 생각은 세상을 바꾸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렇듯 삶을 이끄는 사람들은 ‘할 수 있다’, ‘되게 만들 수 있다’는 전제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되겠어?’, ‘바뀌겠어?’라는 전제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삶을 바꾸는 시선을 갖지 못한다.

‘부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부정적인 시선은 사람들을 불행으로 이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절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정적인 말을 던지며 마치 자기가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성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은 절대 등식을 이루지 못한다. 질문해 보라. 나는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지 않은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부정적인 전제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은지.

 

 

잠시 멈추어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관습적인 시선은 낡은 질문을 반복하게 하고, 같은 삶을 답습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시선을 확장하면, 세상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진다. 시선을 확장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많이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든 이는 라이트 형제지만, 이들보다 먼저 동력 비행기를 연구한 사람은 과학자 새뮤얼 P. 랭글리 교수다. 그는 300여 명의 연구원을 동원해 많은 연구를 거듭하며 1903년 비행기를 만들었고 두 번째 공개 시험에 실패한 지 불과 9일 후 자전거를 만들던 라이트 형제의 동력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게 된다.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의 관심을 자전거에서 비행기로 옮겨갔다. 이들 형제는 토끼가 아니라 새를 관찰하게 되고, 새를 관찰하다 보니 하늘을 날 때 날개를 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이 양력을 이용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자전거 바퀴에서 비행기 날개로 관심을 바꾸자 세상의 역사가 바뀐 것이다.

 

9.jpg

 

현대사회에서 소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 또한 여러 방면에 시선을 두고, 변화의 흐름을 잘 관찰한 사람들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트렌드를 알아내지만, 이들은 패턴을 읽어내고 한발 앞서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달리 생각하고, 주변을 살펴 변화를 느낀 결과다.

관성대로 살아온 대부분의 사람에겐 단번에 시선을 확장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자료를 수시로 모으고, 시간이 지나면 그 변화에서 공통점을 찾아보자. 그러면 나, 그리고 사람들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되고, 흐름이 보이게 된다. 그러면 이제 이런 질문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2018년을 어떻게 보낼까?”라는 질문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2018년을 가치 있는 어떤 것과 바꿀 것인가?”라고 질문해 보는 거다. 시간을 흐른다는 관점으로 보는 사람과 그 흐르는 시간을 나에게 필요한 것들과 어떻게 바꾸어 낼지를 고민한다는 관점을 가진 사람의 결과는 전혀 다르다.

같은 사람, 같은 상황, 같은 사물일지라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바뀐다.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고, 결과가 달라진다. 그렇게 한 해가 달라지면 그것이 쌓인 인생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잠시 멈추어 우리가 사는 주변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다.

 


 

Book Info.

 

보이지 않는 고릴라

저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대니얼 사이먼스

출판사 김영사

 

10.jpg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흥미로운 연구로 꼽히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사람의 주의력과 인지능력에 대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완전히 뒤엎은 이 실험을 통해 우리 시선의 한계에 대해 재미있고 상세하게 설명한다. 우리가 어떻게 일상의 착각에 빠지는지, 그 대비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