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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Road

Writer / Photo. 김주미 _ 여행작가 / Illustrator. 권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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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배 띄우고

돛을 달아 떠나는 목포 항해

 

짙푸른 다도해 사이로 어선들이 우렁찬 뱃고동 소리를 내며 드나든다. 어시장의 걸쭉한 사투리와 유달산 자락의 골목에서 들리는 노인들의 농담에서 왠지 모를 정겨움과 평안함이 잔잔한 파도처럼 내 안으로 밀려온다. 복잡한 도시를 사느라 지쳐 가던 삶에 생기가 시나브로 차오른다.

 

 

목포는 유달산이다

 

“유달산에 오르지 않고는 목포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없어.”

목포사람, 목포가 고향인 사람 그리고 목포를 여행한 사람들에게 유달산은 목포 그 자체로 기억된다. 높이 228.3m로 정상까지 4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괴석과 절벽이 많아 호남의 개골(皆骨)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본래 이름은 유달산(鍮達山)으로 아침 햇빛을 받은 봉우리가 마치 쇠가 녹아내리는 듯 보이는 모습을 뜻한다. 아름다운 산이 주는 시상에 옛 선비들은 유달산을 지나칠 수 없었다. 시인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산 초입에는 목포시사가 생겼는데 그 이후로 선비 유(), 이를 달()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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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유달산은 초보 등산객이나 여행객에게 친절한 산이다. 산의 정상, 중턱, 높은 언덕배기 곳곳에 누각과 정자가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 중 ‘거닌다’라는 뜻을 가진 소요정은 구두를 신고 걸어도 좋을 산책로를 가졌다. 소요정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해상국립공원이 펼쳐지고, 등을 돌리면 목포 시내가 보인다. 맑고 푸른 날이면 이웃 도시 무안의 망운과 지도까지 또렷하게 보이니, 정상인 일등바위에 뒤지지 않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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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달산 일등바위의 전망

 

유달산에 오르면 오래되어 친숙한 지붕들, 만선의 풍요로 가득 찬 항구, 다도해 사이로 지는 붉은 낙조, 밤바다에 펼쳐지는 별들의 파도까지 목포의 모든 풍경이 영화처럼 흘러간다.

 

 

이국적인 근대문화유산으로

가득한 목포 원도심

 

목포는 고종의 칙령으로 1897년 10월에 자주적으로 개항한 항구로 개항 100년의 역사를 지닌다. 부산항이나 인천항이 일본과의 조약을 통해 개항을 강요당한 것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당시 국제사회는 열강의 힘으로 관계가 형성되던 시기다. 자주적으로 개항한 목포항도 열강의 힘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했다. 일본의 주도로 영사관이 들어서고 각국 공동거류지를 조성하는 등 개발이 이루어졌다. 광복 이후에는 이렇다 할 개발 없는 세월을 보낸 덕에 목포는 이제 근대문화유산의 도시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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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목포 근대역사관 본관

 

목포에서 가장 인상적인 근대문화유산을 꼽으라면 목포 근대역사관 본관(구 일본영사관)과 목포 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다. 본관은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이다. 붉은 벽돌로 치장된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의 2층 건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과 탄식을 자아낸다. 1897년 목포항 개항과 함께 세워진 일본영사관답게 외관에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보인다. 건물 뒤편으로 미국의 침략을 대비해 유달산 노적봉의 거대한 돌을 뚫어 만든 82m의 방공호에 들어서면 선조들의 힘겨운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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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근대역사관 본관 내부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되었던 목포 근대역사관 2관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다. 회색빛의 건물은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스산하다. 조선의 토지를 탈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건물로 현재는 일제 강점기 목포의 처절했던 풍경과 조선왕조 최후의 모습, 일제 침략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별실에는 일제의 잔인한 만행이 따로 전시되어 특별히 관람을 원하는 이들에게만 공개된다.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갓바위 문화타운 여행

 

바다를 따라 난 작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색도 질감도 독특한 마치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한 모양새의 바위를 만나게 된다. 큰 갓의 형태를 하고 있어 갓바위라 불리는 이 바위는 파도와 해류에 의한 침식과정으로 형성된 풍화혈이다. 다른 풍화혈 지형과 달리 인위적인 요소 없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품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붉은빛이 바위에 쏟아지는 석양부터 조명이 켜지는 밤은 갓바위를 가장 낭만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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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를 중심으로 한 문화타운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예 역사관, 생활도자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등이 모여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 높은 여행지역이다.

이 많은 전시관에서 TOP2를 선정하자면 자연사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다. 목포의 자연사박물관은 지구의 46억 년 자연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세계에 단 2점뿐인 공룡 화석 프레노케랍토스와 이웃 도시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굴하여 복원한 육식 공룡 알둥지 화석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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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46억 년 자연사를 품은 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마치 바닷속을 유영하듯 부드럽고 야트막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으며 배와 수중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었다. 1975년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신안 보물선과 1323년 중국과 일본을 오가던 중국무역선의 일부, 고려 시대 도자기 운반선인 완도선이 전시되어 있다. 수중유물뿐만 아니라 배의 역사, 어촌의 민속에 관한 이야기가 있으니, 다양한 체험을 즐겨보자.

 


 

INFO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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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여행하면 좋은 곳

이훈동 정원 - 호남지방에서 가장 큰 일본식 정원인 이훈동 정원은 사시사철 어느 때나 이색적인 풍경으로 유명하다. 1930년대 일본인이 서원 양식의 저택을 지어 꾸민 정원이다. 38종의 한국 야생종과 37종의 일본 종, 26종의 중국 종 이외의 13종에 이르는 나무가 심겨 있다. 성옥 기념관과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 맛있는 별미

민어 - 여름이면(6월~9월) 제철을 맞이하는 민어는 일반 생선보다 큰 크기를 자랑한다. 성질이 급해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 활어로 맛보기 쉽지 않은 생선이다. 민어를 제대로 맛보는 방법은 활어가 아닌 선어회로 먹는 것이다. 민어는 선어가 되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높아져 감칠맛을 자랑한다.

코롬방제과 새우바게트 - 1948년에 문을 열어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으며 제빵사의 경력만 40년이 넘는다. 대표메뉴는 새우바게트와 크림바게트. 부드럽지만 쫄깃한 바게트에 칼집을 넣어 머스타드 베이스의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보드라운 소스를 사이사이 채우고 곱게 간 새우 소보루를 빵 위에 얹어 구워냈다.

 

▷ 재밌는 체험

카누체험 - 도심 속 특별한 여유를 즐겨보고 싶다면 삼학도에서 무동력 수상 레포츠인 카누&카약 체험에 도전해보자. 카누와 카약, 고무보트를 타고 삼학도의 지형을 살펴보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자동차로 찾아가는 주소

목포근대역사관 본관 _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

목포근대역사관 2관 _ 목포시 번화로 18

유달산 _ 목포시 죽교동 산27-3

갓바위 _ 목포시 남농로 166-1

목포자연사박물관 _ 목포시 남농로 135